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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존을 몰라보고..

도춘석변호사 2021. 6. 22. 15:55

지존을 몰라보고..

장모님과 울 집 지존님 두 분을 모시고 일박이일을 하고 왔다.

장인어른 산소에 가서 잡초를 뽑았다.
열흘도 채 안 됐는데 잡초의 공격은 엄청나다.
그래도 장모님이 좋아 하시니 덩달아 기분 업.

여세를 몰아 마산지원 근처에 있는 메밀국수집에 가서 맛있는 냉메밀과 온메밀을 깔끔하게 먹었다.

다음 코스는 산청 수선사다.
찾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일행이 있기에 찻집에 가서 시원한 음료를 먹었다.
셋이서 나눈 대화도 좋았다.
이번엔 신발을 벗고 사용하는 공중부양 화장실도 이용했다.

산청집에 가서는 과수에 병해충을 예방하는 약을 쳤다.
쉬시라는 만류에도 어머님은 잔디밭에 잡초를 기어이 뽑고 계신다.

저녁은 '타짜 오리불고기'에서 포장해 온 오리불고기로 푸짐하게 먹었다.

자고 일어나니 밤새 비가 또 내렸다. 하늘은 비를 머금어 잔뜩 흐려있다.
오늘은 황매산이다.
철쭉이 한창이라 SNS마다 꽃사진이 올라온다.

장모님 체력이 걱정됐지만 오늘을 놓치면 또 언제 기회가 올까싶어 길을 나선다.
집에서 나설 땐 잔뜩 흐렸으나 산에 도착하니 날이 완전히 갠다.
어머님 손을 잡고 천천히 올랐다.
철쭉꽃은 절정을 지나도 오르길 참 잘했다.
어머니 꼭 또 옵시다.

집에 와서는 갈매기살 굽고 강된장에 채소쌈으로 점심을 먹었다.

블루베리가 익기 전에 망을 쳤다. 이건 양보 못해. 우리 지존께서 내린 특명이야.

창원으로 오는 길에
의령소바를 먹었다.
이틀 짧은 여행은 메밀면으로 시작과 끝을 같이 한다.

이틀 여행 중의 백미는 여기서 생겼다.
장모님과 지존은 온소바를 난 냉소바, 감자만두도 주문했다.

먼저 나온 감자만두를 먹다가 두 알이 남았는데, 주문한 면이 나왔고 우린 면을 먹었다.
도중에 지존께서 두 알 남은 만두를 보면서 '만두 두 개 포장해 가자'고 하셨다(참고로 이집 감자만두는 크기가 작다).

난 지존께서 먹다 남은 만두 두 알을 직원에게 포장해 달라고 부탁을 하겠다는 소리로 알아 들었다.
작은 만두 두 알을 무슨 포장을 시키냐며 지존의 그릇에 한 알을 내 그릇에 한 알을 던져 넣으며 '먹고 가면 되지 포장은 무슨 포장이냐'고 했다.

지존은 그말을 듣고 순간 서운했다고 하셨다.
지존이 한 말은 집에 가서 아이들 먹게 감자만두 2인분을 추가로 포장해 가자는 말이 었다고 한다.

지존께서 한마디 하셨다.
20년 같이 살면서 위대한 자신의 식성을 그리 모르냐고 하신다.
자신에게 만두 두 알이 성이나 차느냐고 그건 당연히 먹는 것이고 두 개라 하면 무조건 추가 주문이지.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 이야기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사람 마음 아는 건 참 어렵다.
아직도 눈치가 모자란다.

언제쯤 지존의 깊은 마음을 바로 알아들을까?

오늘도 냥이는 집사가 나서는 걸 알고 먼저 대문을 나가 서운한 맘을 드러낸다.

 

2020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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